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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일·생활 균형 기업 우수사례 수기 공모전 [최우수상-대호아이앤티]
등록일
2023-12-12
조회수
2,147
내용

직원 친화기업, 이곳은 대호아이앤티입니다

 

 수많은 근로자에게 일이 우선이냐, 생활이 우선이냐 묻는다면 아마 대다수가 후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회사의 입장에선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성장의 갈림길, 혹은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을지도 모를 상황에서 직원들이 일보단 생활을 우선시한다는 것이 말이지요. 그럼에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회사의 미래는 직원들에게 달려 있고, 그들에게 일과 생활의 균형을 제공하는 것이 더 좋은 회사를 만드는 길이라는 것을요. 그 믿음을 바탕으로 조금씩 바꿔 나간 것들이 어느덧 우리만의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창원에 위치한 직원 수 50명 남짓의 작지만 강한 회사, 대호아이앤티의 일·생활 균형 문화와 소중한 직원들을 소개합니다.


#1. 자유로운 연차휴가 - ‘직장 동료들과의 해외여행? 가능합니다’

 

 우리는 연차휴가의 활성화를 회사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여깁니다. 그래서 묻지 않고, 따지지 않습니다. 직원들의 연차휴가는 각 팀의 재량에 맡기지요. 매월 잔여 연차 현황을 공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차 사용이 더딘 직원들에겐 사용을 재촉하기도 합니다. 영업마케팅팀 허 주임님은 올해 4월 절친한 직원 몇몇과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술자리에서 흥에 겨워 우리 여행 가요! 했는데 진짜로 떠나게 됐지 뭐예요(웃음).” 주말을 끼긴 했지만, 평일에 직원 여럿이 함께 여행을 다녀온다는 건 우리의 연차휴가 활성화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거겠지요. 허 주임님을 포함해 함께 여행을 간 김 팀장님, 정 팀장님, 박 사원님은 서로 부서가 다름에도 마음이 잘 맞아 자주 어울린다고 합니다. “주위에서 회사 사람들끼리 여행 간다고 신기해하던데, 뭐 어때. 마음 맞음 가는 거지 뭐. 재밌기만 했어요!” 여행 소감을 묻는 말에 평소에도 큰 허 주임님의 웃음소리가 더욱 커집니다. 연차휴가를 사용할 때 눈치를 주거나 갖가지 제약을 두는 회사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연차휴가는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이를 제한하고서 직원들에게 애사심을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이겠지요. 일하는 힘은 적당한 쉼에서 비롯되기에, 우리의 묻고 따지지 않는 자유로운 연차 사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2. 시간 단위 연차휴가 - ‘세월이 야속한 내 몸, 병원에 갈 수 있어서 다행이야’


 81년생인 박 실장님은 입사 11년 차의 베테랑입니다. 상품 기획부터 회사의 크고 작은 사업을 주관하는 기획실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일이 너무 많아서일까요. 그는 마흔을 넘기면서부터 생전 안 아프던 곳들이 아프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마우스와 키보드를 붙들고 살았더니 이제 손목이 아파 무거운 걸 들지도 못하고…. 어깨는 뭉쳐서 담을 달고 살고…. 스트레스로 소화도….” 아픈 곳을 물으니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다행히 그는 요즘 몸이 아플 때마다 아침, 저녁으로 병원에 들릅니다. 회사에서 시간 단위 연차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병원, 은행, 기타 개인사 등을 이유로 외출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 한 시간 내지 두 시간을 위해 연차나 반차를 사용하기엔 아까운 게 사실이지요. 우리는 직원들의 효율적인 연차 사용을 위해 연차를 1시간 단위까지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직원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모두 저마다의 사정에 맞게 시간 단위의 연차를 활발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박 실장님도 그중 한 명이지요. “그간 병원에 갈 때마다 연차를 쓰기 부담스러웠는데 이제 그 부담이 훨씬 덜하네요. 우리 회사가 시대에 맞게 변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웃음).” 직원들에 대한 사소한 관심이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출발점임을 다시금 느낍니다. 전 직원이 시간 단위 연차를 잘 활용했으면 하지만, 우리 박 실장님은 얼른 건강해져서 병원 방문이 차츰 줄어들길 바라봅니다.


#3. 유연 근무제 - ‘금요일 오후, 나를 치유하는 리틀 포레스트’


 몇 년 전만 해도 다소 생소했던 유연근무제를 지금은 수많은 회사가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요즘 시대의 근무 패턴에 적합한 제도라는 뜻이겠지요. 우리는 2년 전부터 탄력적 근로시간제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도입했습니다. 주 40시간 내에서 자유롭게 근로 시간을 조절하는 근무 제도로, 월~목 근로 시간을 늘리고 그만큼 금요일 근로 시간을 단축했지요. 처음엔 회사 여건에 맞는 제도인지 의문을 가지는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유연근무제가 회사에 다니는 큰 낙이며 삶의 질을 높이기까지 한다고 말합니다. 경영비서실 배 실장님은 매주 금요일 오후 퇴근 후, 마산합포구 진전면의 농장으로 향합니다. 노부모가 사이좋게 살고 계신 고즈넉한 시골집 옆 작은 농장에서는 사계절 동안 각종 채소부터 싱싱한 과일들이 영글어집니다. “금요일 점심시간에 퇴근 하니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행복한 고민을 했죠. 허투루 보내긴 싫었어요. 그러다 생각한 것이 부모님이 가꾸고 계신 농장에 들러 일을 도와주는 거였죠.” 매주 회사에서 농장까지 1시간가량을 꼬부라진 시골길을 운전해서 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막상 농장에 펼쳐진 파란 고추나 배추, 잘 익은 감자나 옥수수를 보면 금세 마음이 풍족해진다고 합니다. 너른 밭 한편엔 사과나무와 복숭아나무가 있어 제철마다 과일을 직접 따다 먹을 수도 있습니다. “혼자서 갈 때도 있고, 시간이 맞으면 중학생 딸아이와 함께 가기도 해요. 요즘 아이들이 시골에 가서 흙을 만지고 밭일을 해볼 기회가 어디 있겠어요. 처음엔 싫은 티를 내던 딸아이도 지금은 할머니 집에 언제 가냐고 먼저 묻네요(웃음).” 배 실장님이 뜨거운 햇볕 아래 땀을 흘려가면서도 매주 농장을 찾는 이유는, 그 땀으로써 얻는 것들이 훨씬 많고 값지기 때문 아닐까요?


#4. 유연 근무제 - ‘일곱 밤 자면 돌아오는 아빠와의 놀이시간’


 “아빠가 왜 거기서 나와?” 생산개발팀 임 팀장님이 어느 금요일 오후 놀이터에서 아이들에게 들은 첫마디입니다. 회사에서 소문난 ‘워커홀릭’, ‘일쟁이’인 임 팀장님은 유연근무제 도입 후 금요일마다 마땅히 할 게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발길이 닿은 곳이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딸 쌍둥이들이 매일 학교를 마치고 뛰어노는 놀이터입니다. 금요일 대낮, 놀이터에 갑자기 아빠가 서 있으니 아이들이 놀랄 만도 하지요. “평일은 보통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가서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주말이라도 놀아줘야 하는데 와이프한테 애들을 맡기고 자기 바쁘죠(웃음).” 아빠의 등장에 아이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매일 타는 시소도, 미끄럼틀도 새롭고 숨바꼭질이나 얼음 땡도 전보다 훨씬 재밌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아빠와 함께 논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겠지요.  “몇 번 놀아주다 보니 이제 금요일 오후는 아빠와 노는 시간으로 정해져 버렸습니다(웃음). 초창기엔 놀이터에서만 놀더니 근처 공원이며 키즈카페며 가는 곳이 점점 늘어나네요.” 아이들과 노느라 힘들다면서도 임 팀장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엄마, 아빠와 아무리 많은 시간을 보내도 모자란 것이 아이들입니다. 유연근무제가 일만 바라보고 살던 임 팀장님을 따뜻한 아빠로 만드는 데 일조한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근로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닙니다. 직원들의 행복이 회사의 분위기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 분위기가 회사의 성장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일일이 다 소개하지 못했지만, 많은 직원이 우리가 만든 문화를 통해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또는 자기 자신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충전되는 직원들의 선한 에너지는 고스란히 회사에 축적됩니다. 우리가 청년 친화 기업으로, 또 가족 친화 기업으로, 근무 혁신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이유도 바로 그 까닭입니다. 다만, 우리는 밖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보다는 안에서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더 주시하려고 합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마음을 다해 직원들과 소통하고, 같이 웃으면서 사는 ‘직원 친화 기업’ 이 우리의 이상향이기 때문입니다.